꽃을 뜨거운 물에 넣었는데 꽃이 살아난다?

꽃 시장에서 꽃을 샀는데, 어떤 꽃은 오랫동안 싱싱한데, 어떤 꽃은 사오자마자 얼마 안 돼서 시들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접해요. 이때 ‘꽃이 싱싱하지 않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꽃이 지닌 고유의 특성 자체가 물올림이 어려운 꽃일 수도 있어요. 사람도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도 모두 다르듯, 꽃도 고유의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그 특성을 살려주면 오랫동안 예쁜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꽃린이가 꽃 컨디셔닝을 할 때 열탕처리법을 처음 접하면 생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뜨거운 물에 꽃을 담그는데도 꽃이 죽지 않고 오히려 더 오랫동안 싱싱함을 유지하는 마법을 보여주니까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꽃 열탕처리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해요.

( GUIDE 영상은 꽃집청년들 인스타그램 릴스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열탕처리법
물올림이 잘 안되는 꽃을 뜨거운 물에 담가 도관을 팽창시켜 공기를 빼준 다음, 꽃에 신선한 물을 올려주는 방법

열탕처리가 필요한 꽃
스토크, 수국, 소국, 작약, 해바라기, 안개꽃, 마트리카리아, 옥시페탈륨 등

열탕처리가 왜 필요한가요?
우리는 꽃을 받으면 바로 신선한 물에 꽂아둬요. 이때 꽃은 줄기 도관으로 물을 빨아들이는데요. 이 현상을 물올림이라고 합니다. 물올림이 잘 돼야 꽃이 시들지 않고 신선함이 유지돼요. 하지만 줄기가 연약하거나, 물올림이 잘되지 않는 꽃들이 있어요. 이 경우 물올림을 좋게 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사용해 의도적으로 도관의 공기를 빼낸 후 물올림을 원활하게 해주는 작업을 하게 돼요. 이 처리 과정을 열탕처리법이라고 합니다.

꽃을 오래 볼 수 있는 열탕처리, 함께 해볼까요?

꽃 열탕처리 준비물
옥시페탈륨, 스토크, 마트리카리아 등 열탕처리에 적합한 꽃, 꽃가위, 화병 2개, 전기포트, 뜨거운 물, 차가운 물

1.전기포트에서 팔팔 끓은 물을 바로 열탕 처리할 화기에 담아주세요. 이때 물의 양은 줄기가 약 3cm 정도 담가질 정도가 좋아요. 팔팔 끓은 물을 넣어야 열탕처리의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2.꽃 줄기를 사선으로 잘라 바로 뜨거운 물에 넣고 10~15초 정도 담가주세요. 사선으로 잘라 넣어줘야 기공의 면적을 넓어지고, 기공이 열리면서 공기가 밖으로 나와요. 이때 줄기 속의 물관에서 공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볼 수도 있어요.

3.뜨거운 물에서 줄기를 꺼내면 뜨거운 물이 닿은 줄기 부분이 익어서 색깔이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색깔이 변한 부분을 사선으로 한 번 더 잘라주세요.

4.그리고 차가운 물에 다시 담가주시면 됩니다. 열탕처리, 참 간단하죠? 물내림(탈수현상)이 심한 꽃일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꽃이 살아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나중에 물을 갈아줄 때 줄기 끝을 사선으로 조금씩 잘라 신선한 물에 꽂아주세요.

물내림이 심한 마트리카리아로 열탕처리를 해봤어요

마트리카리아는 물내림이 심한 꽃이에요. 열탕처리 실험을 위해 3시간 정도 물에서 빼놓고 상온에서 일부러 물내림을 시켰어요. 꽃이 많이 시들어 보이죠.

열탕처리 후 1시간이 지나니 고개를 푹 숙였던 꽃들이 줄기에 힘이 생기면서 고개를 들고 있어요. 시간이 좀더 지나면 줄기에 힘이 더 생기면서 꽃들이 고개를 들 거예요.

이렇게 꽃에 열탕처리를 하면, 꽃을 좀더 오랫동안 싱싱하게 보실 수 있어요. 열탕처리가 필요한 꽃이라면, 집에서도 쉽게 열탕처리 컨디셔닝을 할 수 있으니 꼭 한번 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이럴 때 잘 어울리는 명언인 것 같아요. 다음에도 알아두면 유익한 꽃 컨디셔닝 정보를 가지고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