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내리던 강한 장맛비가 멈추고 폭염이 시작됐습니다”
뉴스에서 자주 듣는 멘트입니다. 우리나라 여름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한 문장이 있을까요? 우리는 여름이 되면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아 가요. 선풍기, 에어컨으로 찬바람도 쐬고, 물도
더
많이
마시게 되죠.
초록식물들도 뜨거운 여름이 버겁습니다. 식물의 잎이 쭈글쭈글해지고 끝이 까맣게 타거나, 노랗게 마르기도 합니다. 가지가 축축 늘어지고 화분의 흙도 모래처럼 건조해지면 식물이 여름을 타고
있다는 증상입니다.
그래서 우리 식집사들은 식물들이 여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햇볕, 물, 통풍, 토양에 대해 좀더 세밀한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한여름 강한 햇볕은 싫어요!
혹시 나의 화분이 한여름의 강한 햇볕을 바로 받을 수 있는 베란다에 있나요? 차양을 하지 않은 베란다는 한여름의 온실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과도한 증산작용과 호흡작용으로
지나친 영양분
소모를 하게 됩니다. 직사광선에 잎이 까맣게 타거나 노랗게 변하게 되죠.
베란다 식물들을 자연광을 받을 수 있는 실내로 옮겨주세요. 다만, 화분의 자리를 옮길 때는 한 번에 옮기는 것보다 3~7일의 간격을 두고 하나씩 옮기는 것을 권장합니다. 우리가 이사를 하면
적응기간이 필요하듯이
화분도 원래 있던 위치를 바꾸면 그만큼의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때 속성이 같은 화분끼리 두는 것도 좋아요. 양지식물, 음지식물로 나누거나, 물주기가 비슷한 식물끼리 그룹 지어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산세베리아, 스투키, 다육식물, 금전수, 구근식물
등 물을 적게 주는 식물들과
몬스테라, 아레카야자, 극락조 등 물을 자주 주는 화분을 그룹지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은 평소보다 자주 주세요!
30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에는 화분에도 물을 평소보다 자주 줘야 합니다. 물주기는 잎과 가지가 쳐져 보이거나 잎이 쭈글쭈글해지면 물을 주세요. 화분에 물을 줄 때 손가락 또는 나무젓가락으로 흙을
눌러보세요.
손가락(나무젓가락)에 흙이 묻어나지 않고 수분이 없으면 물을 주면 됩니다.
이 때 잎이 많은 식물은 한 번에 많은 물을 강하게 왈칵 주는 것보다 시간을 갖고 샤워하듯이 천천히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나무가 맞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물을 주고 나서 30분 후에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주세요.
통풍은 늦은 저녁 잠깐, 선풍기 바람 좋아요!
식물 관리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통풍입니다. 사람도 밀폐된 공간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심하면 숨도 가빠지듯이 식물도 공기순환이 안되면 금세 시들어요. 특히나 장마철 같이 습도가 높을
때는 곰팡이도 생길 수
있습니다.
푹푹 찌는 날씨에 창문을 여는 것은 쉽지 않을 때 선풍기를 활용해 보세요. 화분과 떨어진 곳에 선풍기를 놓고 회전 모드로 약하게 3~4시간 정도 간접 바람을 쐬어 주면 좋습니다. 만일,
창문을 열고 싶다면, 해가 진
저녁에 20~30분 정도만 열어서 환기시켜 주세요.
단, 식물에 직접 닿는 에어컨 바람은 안돼요. 에어컨의 냉기가 바로 식물에 닿으면 식물이 얼어서 냉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에어컨 바람을 맞는 에어컨 아래, 앞, 옆 주변은 화분 놓는 것을 피해주세요.
가지치기로 가볍게 해 주세요!
한여름에 초록식물은 가지치기로 몸을 가볍게 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밑으로 쳐지는 무거운 잎과 가지를 정리해주면 수형이 정돈되면서 공기순환과 광합성이 더 잘됩니다. 다만 잎이 없는 과도한 가지치기는
오히려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하니 주의해 주세요.
더위를 이겨낼 영양제를 주세요!
만일 식물이 축축 쳐지고 생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질소, 인, 칼륨이 들어간 영양제를 보충해 주세요. 영양제는 더위를 이겨낼 힘을 길러주고 가을과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줍니다.
장마철 화분관리법
장마철에는 습도조절과 통풍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름철 물주기 공식처럼 물을 평소보다 자주 준다면 습한 환경에 벌레가 생길 수 있고, 화분의 뿌리가 썩거나 잎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현상이
발생합니다. 평소 물주기보다
물을 천천히 주세요.
환기를 자주 시켜 공기순환을 시켜주세요. 다만 화분에 물을 줄 때는 목대에 물이 닿지 않게 주의해 주세요. 습한 환경에 환기가 안된다면 목대가 썩을 수 있습니다. 물주기 후 물 받침대에
물이 고여 있다면 미생물이
쉽게 번식할 수 있으니 고인물을 버려주세요.
휴가철 화분 관리법
여름휴가로 7일 전후로 집을 비운다면 화분의 물은 어떻게 줘야 할까요? 화분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집을 비우기 5~7일 전부터 화분에 물주기를 금지해 주세요. 그리고 집을 비우기
전날 모든 화분에 물을 주면
됩니다. 대신 물주기를 깜박하면 안 돼요.
그것도 귀찮다면요? 저면관수법으로 물을 주세요. 집을 비우기 전, 물을 담은 욕조나 대야에 화분을 넣으면 됩니다. 식물들이 물이 필요할 때 저절로 물을 흡수할 수 있게
말입니다.
참 쉽죠? :) 더운 여름철, 소중한 화분들이 시원한 여름을 날 수 있게 세심한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