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에서 누군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거나, 그리운 이를 추모하고 싶을 때 자주 등장하는 꽃이 있어요. 바로 메리골드(Marigold)에요.
메리골드는 어떤 꽃인가요?
메리골드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아프리카, 유럽까지 퍼지게 된 꽃이에요. 메리골드 종류는 천수국, 만수국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프리칸 메리골드가 천수국에, 프렌치 메리골드가 만수국에 속해요. 외형적인 차이점으로는 아프리칸 메리골드는 크고 동글동글한 원형이 매력적인 꽃이고, 프렌치 메리골드는 납작하면서 내추럴한 꽃모양을 지녔어요.
메리골드 종류에 따라 꽃말도 달라요. 아프리칸 메리골드는 “가련한 사랑, 이별의 슬픔”, 프렌치 메리골드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지녔어요. 메리골드는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사랑받는 꽃으로 많은 전설을 남겼죠.
아프리칸 메리골드는 천수국으로 불리면서 “천년의 수명을 지닌 꽃”을 뜻하기도 해요.
프렌치 메리골드는 만수국으로 불리면서 "만년의 수명을 지닌 꽃"을 뜻해요.
메리골드에 담긴 그리스 로마 신화
옛날 시칠리아 골짜기에 크리무농이라는 청년이 살았어요. 크리무농은 태양의 신 아폴로를 사모해서 언제나 태양만 바라보고 살았죠. 크리무농은 태양이 지는 것도 한없이 슬퍼했답니다.
구름에 태양이 가릴 때마다 화를 냈어요. 이 모습을 지켜본 구름의 신은 크리무농을 질투해 구름으로 태양을 가려 버렸죠. 그러자 태양을 볼 수 없는 크리무농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저버렸습니다. 아폴로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구름의 신을 내쫓았죠. 그리고 아폴로는 크리무농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태양을 꼭 닮은 꽃인 메리골드로 환생시켰답니다.
메리골드에 담긴 슬픈 전설
메리골드에는 유난히 슬픈 이야기가 많아요. 아주 오랜 옛날에 한 마을에서 한 여인이 같은 마을에 사는 청년을 사랑했어요. 이 청년은 매우 잘생겨 인기가 많았는데요.
오랫동안 짝사랑을 해온 그 여인은 청년에게 사랑을 고백했어요. 하지만 그 청년은 이 여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청년은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해버렸어요.
이에 그 여인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을 자책했어요. 급기야 청년을 빼앗아간 여인에게 질투를 느껴 눈이 멀게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어요. 이후 숨을 거둔 자리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는데요. 그 꽃이 바로 메리골드에요.
중국의 한 마을을 살린 꽃 이야기
오랜 옛날, 중국의 한 마을에 원인이 알 수 없는 전염병이 크게 돌았어요. 이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 죽었고, 이 마을을 지나가던 한 청년이 이 광경을 보게 돼요. 그리고 이 청년은 이 마을에서 전염병 환자들을 도우면서 치료약을 방방곡곡 찾아다녔죠.
어느날 이 청년은 깜박 잠이 들었는데요. 꿈 속에서 “동녁 들판으로 가서 황금 꽃을 찾아라”라는 계시를 받게 돼요. 청년은 꿈에서 깨자마자 바로 동녁 들판을 찾아 길을 나섰고, 결국 황금 꽃을 찾아 마을로 돌아오죠. 이 꽃이 바로 메리골드였는데요. 이후 청년은 이 꽃을 달여 환자들을 먹이기도 하고, 이 꽃을 으깨 상처에도 바르기도 했어요. 이 꽃으로 전염병이 치료되고 이 청년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훌륭한 정치인이 되었어요.
실제로 메리골드는 비타민, 루테인 등이 함유되어 있어 예로부터 약재로 사랑받아온 꽃이에요.
멕시코에서 영혼을 위로해 주는 꽃
메리골드는 멕시코 11월 2일 죽은 자의 날 축제 때 죽은 자를 위한 꽃으로 많이 사용했어요.
메리골드의 밝은 빛과 특유의 독특한 향기가 고인을 가족들 곁으로 안내한다고 해요. 그래서 멕시코에서 죽은 영혼들을 위로해 주는 꽃으로, 죽은 자의 날에 메리골드 꽃으로 장식을 많이 해요.
영화 ‘코코’에서 자주 등장하는 ‘메리골드’
애니메이션 ‘코코’를 기억하시나요? 영화 코코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명절 ‘죽은 자들의 날’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어요.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가 죽은 자의 세상으로 들어가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려낸 영화인데요.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영화로 유명해요.
이 영화에 메리골드가 자주 등장해요.
미구엘의 집 안에 있는 제단에도 메리골드가 장식되어 있어요. 죽은 자의 세상과 산 자를 이어주는 다리도 메리골드 꽃잎으로 뒤덮혀 장식되어 있죠. 이 다리는 이승에서 죽은 자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죽은 자의 날에 영혼이 메리골드 꽃길을 건널 수 있어요.
코코의 명장면과 명대사도 메리골드의 꽃말과 오렌지빛 꽃 색감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어 여운이 더 길게 남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메리골드에 담긴 스토리를 알아봤는데요. 아프리칸 메리골드와 프렌치 메리골드가 상반된 꽃말을 가진 듯이 보여요.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프리칸 메리골드의 꽃말도 어찌보면 슬퍼보이지만 그 꽃말 안에는 그리움, 먹먹함, 깊은 사랑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 더 애틋함이 느껴져요. 아픔을 겪고 반드시 오고야 마는 행복처럼 말이죠. 프렌치 메리골드는 누군가를 응원해 주고 싶을 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아요.
메리골드를 선물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으신가요? 메리골드에 마음을 담아 선물해 보세요. 메리골드가 그 분께 사랑과 행복을 전해줄 거에요.